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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 플레저

헬시 플레저를 지켜낸 일주일 도시락 챌린지

 

앞서 이야기했던 직장인의 점심도시락 추천 메뉴를 가지고 일주일 도시락 챌린지를 진행해보았다. 

헬시플레저 일주일 도시락 챌린지

 

헬시 플레저 도시락 챌린지를 결심하게 된 이유

아침과 점심을 대충 때우고 저녁에 폭식하던 내 식습관, 그것이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달았다. '건강하게 먹고 싶지만, 매일매일 신경 쓰는 건 너무 번거롭다'는 핑계로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 배달 음식, 과자 한 봉지로 끼니를 떼우곤 했다. 그러다 SNS에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단순한 건강식이 아니라, 즐겁게 식사를 하며 내 몸을 돌보는 루틴이라는 철학이 마음을 끌었다. 일주일 동안 도시락을 직접 싸서, 헬시 플레저 원칙대로 챌린지를 해보자고 결심했다. 단기 다이어트가 아니라 작은 성공의 누적이 식습관을 바꾼다는 점, 그리고 내가 ‘지금 나를 잘 돌보고 있다’는 감정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헬시 플레저 도시락 준비의 과정: 쉽고 반복 가능한 도시락 루틴 만들기

시작 전 계획이 가장 중요했다. 어떻게 하면 매일 도시락 싸는 것에 대해서 쉽고 반복 가능한 도시락 루틴을 만들 수 있을지 말이다. ‘매일 새롭고 화려한 도시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까, 반복 가능한 기본 패턴을 만들기로 했다.

탄수화물(잡곡밥/고구마/퀴노아), 단백질(닭가슴살/두부/계란), 채소(브로콜리/양배추/파프리카) 그리고 플레저 포인트(소스, 토핑, 과일)을 조합하는 도시락 공식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월요일엔 찐고구마 + 구운 두부 + 오이무침 + 레몬요거트 소스, 화요일엔 현미밥 + 삶은 달걀 + 파프리카볶음 + 아보카도 고추장 소스 식으로. 주말에 재료를 미리 손질하고, 냉동 가능한 것들은 소분해두니 아침마다 도시락 준비 시간이 10분으로 줄었다. 도시락은 꼭 완벽할 필요 없다. 한 가지 반찬이 비워졌어도, 소스 하나로 분위기가 바뀌면 그것도 플레저였다.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꾸준함을 지켜내는 게 포인트였다.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주말이 가장 중요한 타이밍이다.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재료를 한 번에 구매하고, 바로 손질과 소분 작업을 한다. 브로콜리는 살짝 데쳐서 냉장 보관, 고구마는 미리 쪄 두고 냉동, 닭가슴살은 구워서 1인분씩 랩에 싸서 보관했다. 이때 진공 밀폐용기나 실리콘 보관팩을 활용하면 음식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다양한 소스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도 매우 중요했다. 예를 들어, 참깨 드레싱, 요거트 허니소스, 발사믹 올리브오일, 고추장 아보카도소스, 된장 레몬소스 등은 냉장 보관 시 4~5일간 사용 가능하다. 플레저 소스는 도시락의 맛을 확실히 업그레이드해주는 비장의 무기였고, 질리지 않게 만들어주는 요소였다.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는 시간은 약 10~15분 내외였다. 전날 밤 구성만 머릿속에 정리해두면 아침에는 밥을 덜고, 반찬을 담고, 소스를 따로 담아 넣는 정도로 충분했다. 바쁜 날엔 전날 미리 싸 두고 냉장 보관하는 것도 괜찮았다. 이 과정을 통해 느낀 건, 도시락 준비는 시간이 없어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없어서 포기하게 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정해진 규칙 안에서 반복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면, 도시락은 피로가 아닌 만족이 된다. 처음엔 다소 귀찮게 느껴졌지만, 하루하루 나를 위한 도시락을 완성하면서 생긴 성취감은 예상 이상이었다. 이 도시락을 먹는 사람은 바로 ‘나’라는 점, 그리고 내가 나를 위해 시간을 쓰고 있다는 감각이 헬시 플레저 챌린지의 가장 큰 보상이었다.

 

흔들림 속에서도 지켜낸 작은 성공의 연속

도시락 챌린지를 시작하고 3일째 되는 날,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야근이 예상된 날이었고, 아침부터 피곤했다. ‘오늘은 그냥 시켜 먹자’는 유혹이 강하게 밀려왔다. 바로 그날 회사 동료는 버터 향이 가득한 오므라이스를 배달시켰고, 식당에서는 부대찌개가 특식으로 제공됐다. 나도 모르게 도시락을 꺼내기 머뭇거렸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봤다. 나는 이 도시락을 그냥 챙긴 게 아니라, 전날 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부러 준비했던 것이다. 이 도시락에는 ‘건강한 한 끼’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걸 다시 떠올렸다.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기 위한 식단이 아니라, 나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내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작은 자존심이 생겼다.

 

물론 그 뒤에도 흔들릴 순간은 많았다. 갑작스런 외근이나, 중요한 미팅 전 긴장감으로 입맛이 없을 때도 도시락은 잠시 외면당했다. 하지만 헬시 플레저의 핵심은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다. 하루쯤 건너뛰었다고 해서 계획이 무너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나는 그런 날일수록 더 유연하게 접근했다. 예를 들어 외근 날에는 편의점에서 닭가슴살 샐러드를 사서 플레저 소스를 뿌려 먹기도 하고, 바쁜 날에는 미리 냉동해둔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간단히 해결했다.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내 식습관의 큰 흐름’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헬시 플레저 도시락 챌린지의 진짜 목적이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변화는, 점심시간이 더 이상 단순한 식사의 순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루 중 가장 분주하고 정신없는 시간에, 도시락을 꺼내고 조용히 앉아 먹는 그 20~30분은 나 자신을 온전히 대면하는 시간이 되었다. 도시락 속 재료 하나하나를 눈으로 보고, 향을 맡고, 천천히 씹으며 ‘내가 먹고 있다’는 감각을 되찾았다. 이 과정은 나에게 단순한 식습관 이상의 의미를 줬다. 과식, 폭식, 무의식적 배달 루틴에서 벗어나, 의식적인 식사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몸도 마음도 조금씩 가벼워졌다.

 

도시락 챌린지가 남긴 변화: 일상을 바꾼 한 끼의 힘

도시락 챌린지가 끝나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도시락을 싼다.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3~4번은 내가 만든 식단을 점심시간에 꺼내 먹는다. 이제는 도시락을 싸는 시간이 귀찮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재료를 꺼내고, 반찬을 담고, 색을 맞추는 그 과정이 하나의 작은 힐링 루틴이 되었다. 몸도 확실히 달라졌다. 점심을 먹고 나서 졸음이 덜 오고, 소화도 훨씬 편해졌으며, 오후 업무 집중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작은 변화들이 내 일상 전반을 조금씩 긍정적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도시락 챌린지를 하며 자연스럽게 장보기 습관과 냉장고 관리 능력도 함께 향상됐다. 냉장고에 어떤 재료가 있고, 어떤 음식이 언제까지 유통기한이 남았는지를 파악하는 습관이 생겼고, 버려지는 음식도 현저히 줄었다. 레시피에도 더 관심이 생겨 유튜브나 블로그를 참고하면서, 나만의 메뉴도 몇 가지 개발하게 됐다. 예를 들면, 단호박 두부볼 도시락, 고추장 퀴노아 도시락, 미니 두부스테이크와 샐러드 도시락 같은 메뉴는 내 도시락 루틴의 핵심 메뉴가 됐다. 레시피는 어렵지 않지만, 영양도 풍부하고 무엇보다 ‘맛있어서 즐거운’ 메뉴였다.

 

이제 나는 도시락이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라, 내가 나를 돌보는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일상이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매일 점심마다 나를 위한 작고 따뜻한 이벤트가 생긴 기분이다. 헬시 플레저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 다이어트를 위한 고행 같은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챙기기 위한 다정한 선택”, 그것이 헬시 플레저가 나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이었다. 그리고 이 작은 도시락 하나가 결국은 나의 하루와 삶 전체를 바꾸는 시작점이 되었다는 사실이, 이 챌린지를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이유다.

 

점심 도시락 뿐만 아니라 저녁에도 헬시 플레저를 한 번 도전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저녁에는 어떤 것들이 좋을지, 점심 도시락 메뉴를 확장할 지를 좀 더 고민해보다가, 저녁에는 점심 메뉴를 조금 수정하여 먹어보는 것으로 결정했다.

 

헬시 플레저 저녁 메뉴 추천 7가지

1.  닭가슴살 비빔잡곡밥 + 아보카도 소스

  • 구성: 현미·귀리 잡곡밥 + 채썬 채소(당근, 오이, 적채, 양배추) + 구운 닭가슴살 + 삶은 달걀 + 아보카도 고추장 소스
  • 포인트: 전통적인 비빔밥에 플레저 소스를 더해 고소하고 매콤하게!
  • 소스 레시피: 으깬 아보카도 + 고추장 1T + 레몬즙 1T + 다진 마늘 약간

2. 퀴노아 채소 카레볼

  • 구성: 퀴노아 + 병아리콩 + 구운 채소 (단호박, 가지, 파프리카) + 수제 채식 카레
  • 포인트: 인도풍 커리로 깊은 맛을 살리면서도 저탄수화물 구성
  • TIP: 코코넛 밀크나 두유를 베이스로 사용하면 부드러운 풍미 완성

3. 연어 포케보울

  • 구성: 현미밥 + 생연어 or 훈제연어 + 아보카도 + 오이 + 김가루 + 간장 요거트 소스
  • 소스 레시피: 플레인 요거트 2T + 간장 1T + 레몬즙 + 약간의 와사비
  • 포인트: 고단백 + 오메가3 섭취로 피로한 하루 회복에 효과적

4. 두부 크림 파스타 (저탄수)

  • 구성: 두부면 or 곤약면 + 버섯·시금치 크림소스 + 닭가슴살 or 새우
  • 소스 레시피: 두유 100ml + 마늘 + 양파 + 캐슈넛 or 식물성 크림 블렌딩
  • 포인트: 느끼함 없이 깔끔한 크림 풍미로 플레저 완성

5. 통밀 또띠아 플레저랩

  • 구성: 통밀 또띠아 + 구운 야채(피망, 양파, 버섯) + 닭가슴살 or 두부 + 시저 요거트 소스
  • 포인트: 손으로 싸 먹는 재미와 가벼운 느낌이 저녁 스트레스를 줄여줌
  • TIP: 에어프라이어로 살짝 구워 바삭함을 추가하세요.

6. 된장채소 스튜 + 두부 스테이크

  • 구성: 된장 베이스 야채 스튜(무, 버섯, 양배추) + 단단하게 구운 두부 스테이크 + 잡곡밥
  • 포인트: 따뜻한 국물로 심신 안정 + 단백질·식이섬유 가득
  • 된장스튜 팁: 된장 + 다시마육수 + 다진 마늘 + 들기름 약간

7. 채소 오트죽 + 달걀 구이

  • 구성: 오트밀 + 채소육수 + 시금치, 당근, 브로콜리 + 반숙 달걀
  • 포인트: 소화가 편하고 하루의 마무리로 부담 없는 식사
  • 보너스: 기호에 따라 두유 또는 닭육수로 변경 가능

헬시 플레저 저녁 플래너 팁

  • 탄수화물은 줄이고,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늘려 포만감 유지
  • 식욕을 자극하는 ‘플레저 소스’를 1T 정도 곁들이기
  • 야식 욕구 줄이기 위해 ‘씹는 재미 있는 채소’ 활용
  • 가능하면 19시 이전에 섭취, 이후엔 허브티나 무설탕 요거트로 입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