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사이 먹는 음식을 간식이라고 한다.
나는 간식에게 길들여지고 익숙해져있다. 이러한 간식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건강하고, 헬시 플레저하게 먹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에 대하여 작성해 보고자 한다.
“디저트 중독”이라는 말, 남 일인 줄 알았다
“식사는 다이어트 식단으로 끝냈으니, 디저트 하나쯤은 괜찮지 않을까?” 이 말은 나를 위로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자기합리화였다. 처음엔 식사 후 입이 심심해서 초콜릿 한 조각, 쿠키 한두 개 정도였지만, 어느새 그게 하루의 하이라이트가 되어버렸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이나 카페에 들러서 달달한 무언가를 사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불안하거나 우울할 때면 아이스크림 한 통을 통째로 먹으며 감정을 달랬다. 식단을 시작한 이후에 오히려 더 단 것이 당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식습관은 단순한 입맛 문제가 아니라, ‘금기’가 주는 보상심리와 연결돼 있었다. 억지로 식단을 제한하고, 탄수화물이나 당분을 철저히 끊으면 끊을수록 마음속에서 “이걸 먹고 싶다”는 욕구는 커졌고, 결국에는 폭식이나 감정적 섭식으로 이어졌다. 먹고 나서 드는 죄책감은 또다시 자기혐오를 불러왔고, 다음 날 더 극단적인 식단 제한을 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
단 음식을 완전히 끊으라고 하는 조언은 이론상 맞을 수 있지만, 현실에서 감정과 욕구를 무시한 식습관은 지속되지 못한다는 걸 몸으로 겪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것이 바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라는 개념이었다. 건강만을 위한 금욕적 식사가 아닌, 내 몸과 마음이 만족할 수 있는 범위에서 건강을 지키는 방식. 이것이 디저트와도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나는 단맛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마음먹었다.
“먹되 똑똑하게”: 헬시 디저트 대체 실험의 시작
첫 번째로 한 일은 내가 자주 먹는 디저트 목록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내가 선호하는 디저트의 유형은 주로 부드럽고 진한 맛의 ‘밀도 높은’ 디저트였다. 초콜릿 케이크, 생크림 마카롱, 바닐라 라떼, 버터 쿠키, 팥빙수 같은 것들. 그리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헬시 디저트 버전을 하나하나 찾아 실험해 보기 시작했다. 목표는 단 하나, ‘단맛을 느끼되 혈당과 기분의 롤러코스터를 만들지 않는 것’.
예를 들어 초콜릿 케이크가 당길 땐, 바나나+카카오파우더+두부+귀리 가루+스테비아로 만든 브라우니를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보았다. 생크림 마카롱은 포기하고, 대신 그릭요거트를 이용해 만든 요거트 무스에 냉동블루베리와 오트밀을 곁들여 푸딩처럼 먹는 방식을 시도했다. 의외로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 포만감이 컸다. 처음엔 “진짜 케이크와 비교할 순 없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먹고 나서 후회가 없고, 오히려 속이 편안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였다.
카페 메뉴도 바꿨다. 평소 즐겨 마시던 바닐라 라떼는 무가당 아몬드밀크+에스프레소+바닐라향 스테비아로 대체했고, 카페에서도 우유를 오트밀크로 바꾸고 시럽은 빼달라고 요청했다. 커피의 풍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훨씬 가벼운 단맛이 입안을 채우는 경험이 새로웠다. 아이스크림도 마트 제품을 사는 대신, 바나나+딸기+코코넛밀크를 갈아 냉동해 수제 셔벗을 만들어 먹었다.
이러한 실험들은 단맛을 ‘억누르기’보다 ‘이해하고 대체하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오히려 더 풍성한 재료와 조리의 즐거움이 생기면서, 디저트를 만드는 일 자체가 새로운 취미가 되었다. 먹는 즐거움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헬시 플레저는 매우 현실적인 해법이 되었다.
변화는 입맛보다 몸과 감정에서 먼저 왔다
가장 빠르게 변화를 느낀 건 몸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이전에는 단 걸 먹고 나면 잠깐의 행복감 이후에 “또 망쳤다”는 자책이 들었지만, 헬시 디저트를 먹고 나서는 그런 부정적인 감정이 따라오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먹고 나서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경험은, 내가 식습관을 바꿔나가는 데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또한 식사 후 급격히 졸립거나, 오후 시간대 갑작스럽게 단 것이 당기는 현상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는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지 않는 식단으로의 전환 덕분이었다. 단맛의 질을 바꾸니, 내 몸의 에너지 흐름 자체가 매끄러워졌다. 하루의 루틴도 변했다. 예전에는 업무 중간마다 당을 찾았지만, 이제는 간단한 견과류나 단호박 구이, 고구마 퓨레처럼 자연식 재료로 구성된 ‘스위트한 간식’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감정적으로도 안정감을 느끼게 되었고, 특히 생리 전후의 폭식과 우울감도 줄어들었다. 단맛은 감정을 위로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일시적인 위로에 그친다면 다시 더 큰 공허감을 부른다. 헬시 플레저 식단에서의 단맛은 지속 가능한 만족감을 주었고, 나를 다시 음식에 끌려 다니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입맛이 변하기 시작했다. 단맛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예전에는 ‘안 단 것’처럼 느껴졌던 고구마나 사과조차도 충분히 달게 느껴졌다. 입이 바뀌니 몸이 바뀌었고, 몸이 바뀌니 내 식습관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내가 ‘디저트를 포기하지 않고도 건강할 수 있다’는 사실은 식습관을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이 되었다.
단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선택이 다를 뿐
이 실험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단 음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단맛을 어떻게 먹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디저트를 먹는다고 해서 건강하지 못한 건 아니며, 그것이 과잉 당분과 가공 재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단맛, 적절한 당의 양,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할 수 있다면 디저트는 오히려 식습관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단 것을 무조건 끊으라는 접근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일 수 있다. 오히려 식단 안에서 ‘허용 가능한 단맛’을 구성하는 것이 훨씬 지속 가능하고 현실적이다. 나는 요즘에도 디저트를 먹는다. 다만, 그것이 ‘나를 위한 건강한 선택’인지 판단할 수 있게 되었고, 기분이 아닌 신체의 필요에 따라 디저트를 선택하게 되었다.
내가 지금 먹고 싶은 단맛이 과연 진짜 배고픔에서 오는 것인지, 혹은 스트레스와 감정 기복 때문인지 스스로 질문하는 습관도 생겼다. 때로는 제대로 된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단 것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었다. 헬시 플레저는 단순한 식단이 아니라, 음식과 내 감정, 몸의 소리를 동시에 듣는 지혜로운 습관이었다.
결국, 건강한 삶이란 극단적인 절제가 아니라, 내 몸과 감정을 이해하고 조율해가는 여정에 있다. 단 음식을 포기하지 않고도 건강할 수 있다. 다만, 그 선택이 습관과 감정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할 뿐이다. 이 작은 실험은 나에게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제 나는 그 길 위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걷고 싶다.
헬시 플레저 간식 추천 리스트
단맛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혈당 급상승 없이, 포만감과 영양까지 고려한 메뉴들이 핵심이다. 아래는 맛있고 쉽게 만들 수 있는 헬시 디저트 추천 메뉴 10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각 메뉴에는 간략한 특징과 팁에 대해서도 안내하고자 한다.
1. 바나나 두부 브라우니
- 재료: 바나나, 연두부, 오트밀 가루, 코코아파우더, 계란, 스테비아
- 특징: 글루텐프리, 식이섬유와 단백질 풍부, 진한 초코맛
- TIP: 견과류나 다크초콜릿 칩 추가로 씹는 맛 업!
2. 그릭요거트 볼
- 재료: 무가당 그릭요거트, 냉동 베리, 견과류, 시나몬가루
- 특징: 아침 겸 디저트로도 가능, 단백질과 항산화 성분 가득
- TIP: 꿀 1티스푼 or 스테비아 약간 추가하면 더 풍부한 맛!
3. 단호박 오트볼
- 재료: 찐 단호박, 오트밀, 견과류, 약간의 소금
- 특징: 쫀득하고 고소한 맛, 포만감 최고!
- TIP: 오븐 없이도 에어프라이어 가능 (180도 10분)
4. 노베이크 초코에너지바
- 재료: 귀리, 피넛버터, 코코아파우더, 꿀 또는 대추야자
- 특징: 운동 전후 간식, 냉동 보관 가능
- TIP: 식이섬유 가득한 치아시드나 햄프시드 추가 추천
5. 바나나 아이스크림 (Nice Cream)
- 재료: 냉동 바나나, 우유 or 코코넛밀크, 땅콩버터
- 특징: 설탕無! 진짜 아이스크림 같은 식감
- TIP: 믹서에 잘 갈고 나서 다시 냉동해 ‘스크루빙’ 해주세요
6. 통밀 또띠아 꿀 피자
- 재료: 통밀 또띠아, 꿀 약간, 사과 슬라이스, 시나몬, 그릭요거트
- 특징: 오븐 or 팬에 5분 완성, 디저트 겸 브런치
- TIP: 고소한 맛 위해 크러쉬드 아몬드 뿌려주세요
7. 에어프라이어 구운 사과 디저트
- 재료: 사과, 계피, 견과류, 꿀 약간
- 특징: 따뜻하고 속 편한 디저트, 겨울에 추천
- TIP: 안에 땅콩버터 한 스푼 넣으면 진짜 맛있어요!
8. 오트밀 베이크 쿠키
- 재료: 오트밀, 바나나, 다크초콜릿, 견과류
- 특징: 식사 대용 간식으로도 좋음, 포만감 좋고 혈당 안정적
- TIP: 납작하게 빚어 180도 오븐/에어프라이어 15분 구워요
9. 초간단 땅콩버터 바나나 스낵
- 재료: 바나나, 무가당 땅콩버터, 코코아파우더
- 특징: 1분 만에 만드는 고단백 디저트
- TIP: 랩에 싸서 냉동해 ‘바나나초코 아이스’로도 OK!
10. 코코넛 밀크 푸딩
- 재료: 코코넛 밀크, 치아시드, 스테비아, 바닐라 익스트랙
- 특징: 고지방 저당식에 적합, 부드러운 식감과 향
- TIP: 1박 2일 냉장 숙성하면 젤리처럼 변해요!
보너스 팁
- 설탕 대신 스테비아 / 에리트리톨 / 대추야자 / 바나나 등을 이용해 단맛 조절
- 밀가루 대신 오트밀, 아몬드가루, 코코넛가루 사용
- 크림이나 버터 대신 두부, 그릭요거트, 코코넛크림 활용
'헬시 플레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헬시 플레저 식으로 냉장고 파먹기: 남은 재료로 만든 건강식 (0) | 2025.07.01 |
---|---|
한 달간 탄산음료 대신 헬시 플레저 드링크만 마셔본 후기 (0) | 2025.07.01 |
헬시 플레저식의 외식 메뉴 고르기: 실전 가이드 (0) | 2025.06.30 |
마트 장보기 바뀌는 법: 헬시 플레저 식단의 장바구니 공유 (1) | 2025.06.30 |
헬시 플레저를 지켜낸 일주일 도시락 챌린지 (2) | 2025.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