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기 없이는 안 된다고 믿었던 나, 변화의 시작점
나는 자타공인 육식주의자였다. 삼겹살, 스테이크, 치킨, 족발, 닭갈비... 고기 없는 식사는 허전하게 느껴졌고, ‘단백질 충전’이라는 명목으로 하루 한 끼 이상은 고기류를 챙겨 먹었다. 식물성 식단이나 샐러드 위주의 식사를 한다는 건 내게 비현실적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한 개념이 바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식단이었다. 단순히 ‘채식’이나 ‘저칼로리 식단’을 뜻하는 게 아니라, 건강을 고려하되 맛과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식생활 철학이라는 설명에 흥미를 느꼈다. 고기를 무조건 줄이거나 끊기보다는, 좀 더 건강하게, 균형 잡힌 방식으로 즐기면서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끌렸던 건 “억지로 참지 않아도 된다”는 접근 방식이었다. 극단적인 채식, 칼로리 제한, 해독주스 중심의 식단과는 다르게 헬시 플레저는 고기도 먹되, 더 좋은 조리법, 건강한 곁들임, 식사 흐름의 조율을 통해 즐기는 방식이었다. 나는 하루 세 끼 중 두 끼만이라도 헬시 플레저 방식으로 바꾸기로 하고, 점차 고기와 식물성 식재료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시도를 시작했다. 이 글은 고기를 포기하지 않고도 장 건강, 체중, 식습관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긴 내 4주간의 여정을 공유하는 기록이다.
2. ‘고기 OK’ 헬시 플레저 실험: 구성의 기술을 배우다
고기를 완전히 끊지 않아도 되니 시작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핵심은 ‘어떻게 먹느냐’였다.
처음 1주일은 기존 식사에서 기름기 많은 부위를 기름기 적은 단백질 위주로 치환하고, 채소와 발효식품, 통곡물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조절했다. 예를 들어 삼겹살 대신 닭가슴살 스테이크나 훈제오리+쌈채소 조합을 선택하고, 고기와 함께 곁들이던 밥은 현미 or 귀리밥으로 대체했다.
또한 소스를 줄이고, 김치나 나또, 저염 장아찌, 레몬즙 등 산뜻한 곁들임을 활용해 소화와 장 내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점심은 편의점 도시락 대신 직접 준비한 닭가슴살 샐러드와 렌틸콩 or 귀리밥, 삶은 달걀 중심으로 구성했고, 저녁엔 여전히 고기를 먹되 ‘튀김’보다 구이·찜·볶음 위주로 방향을 바꿨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비우는 밥상’이 아닌, 여전히 맛있고 든든한 식사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주말 저녁에는 소고기 찹스테이크 + 버섯볶음 + 찐고구마 조합으로 외식처럼 차려 먹었다. 또, 단백질 위주의 식단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섬유소는 채소 스틱, 오트밀, 미역국, 시래기나물로 충분히 보충했다. 이렇게 “육식은 즐기되, 식물성을 보완”하는 조합이 헬시 플레저의 핵심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3. 고기를 포기하지 않아도 몸은 가벼워졌다
2주 정도가 지나자 몸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 가장 먼저 느껴진 건 복부 팽만과 잦은 더부룩함이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오예! 그동안 나는 고기 위주의 식단이 주는 포만감이 ‘든든함’이라고 착각했지만, 사실은 소화에 부담이 되었던 것이었다. 고기를 줄이지 않고도 채소와 함께 먹는 습관, 식사 간 수분 섭취 증가, 발효식품과 함께 섭취하는 조리법만으로도 장의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배변도 규칙적이고 편안해졌으며, 식사 후의 졸림 현상도 줄어들었다. 무엇보다도 식사 후 속이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자 하루 컨디션이 확연히 달라졌다. 이 부분이 매우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단 말이다!
체중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고기를 계속 먹으면서도 3주 만에 1.8kg 정도 체중이 감소했고, 특히 복부 중심의 체지방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이건 식사량 자체를 줄인 것이 아니라, 영양 구성과 조리 방식을 바꾼 덕분이었다. 외식을 하더라도 구이+쌈 구성의 한식, 샤브샤브, 우엉이나 시래기 등 전통 채소 반찬이 곁들여진 식당을 택했다. 또, 육류를 먹을 땐 의식적으로 식물성 조미료와 생채소를 함께 챙기며 ‘한 끼를 완성도 있게’ 구성하려 노력했다. 야채와 함께 식사를 하니 몸도 좋아하는 듯 하다.
헬시 플레저는 단순히 식단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바라보는 시선’을 재정비하는 과정이었다. 이전까지는 칼로리나 양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어떤 식재료와 어떻게 조합되었는지를 먼저 본다. 고기를 계속 즐기면서도, 내 몸과 대화하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발견이었다.
4. 헬시 플레저, 육식주의자에게도 가능한 지속 가능한 해법
실험이 끝나고 어느덧 한 달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헬시 플레저 식단을 ‘내 방식’대로 유지하고 있다. 고기를 완전히 끊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없었고, ‘절제’보다는 ‘균형’을 맞추는 방향이라 지속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헬시 플레저는 ‘이걸 먹으면 안 돼’라는 접근이 아니라 ‘이걸 곁들이면 더 좋다’, ‘이렇게 조합하면 더 오래 든든하다’는 긍정적 식사법이다. 덕분에 나는 여전히 치킨도 먹고, 삼겹살도 구워 먹지만, 함께 먹는 반찬과 식사 리듬이 달라진 덕분에 내 몸은 훨씬 건강해졌다.
고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식단은 ‘극단적인 채식’이 아닌 현실적인 식습관 조정법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육류의 질과 조리법, 식사 간 수분 섭취, 발효식품의 활용 등은 단기간에도 장 건강과 체중, 식후 컨디션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육식 중심의 외식 문화 속에서도, ‘나만의 헬시 플레저 선택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고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건강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조금 더 지혜롭게, 내 몸이 편안해하는 방향으로 먹는 연습이 필요할 뿐이다.
이 경험을 통해 전하고 싶은 핵심은 이것이다. 육식파도 충분히 건강하고 맛있게 식단을 개선할 수 있다. 억지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고,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헬시 플레저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유연한 식사법이다. 고기 없이 못 산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던 나조차 지금은, 고기와 채소가 조화를 이루는 식사를 당연하게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고기러버용 헬시 플레저 식단표 (1주 플랜)
맛과 포만감, 장 건강, 균형 잡힌 영양소를 모두 고려하여, 고기와 식물성 식재료를 조화롭게 구성한 것을 공유하고자 한다.
직장인, 1인 가구, 주말 외식족 모두 실천할 수 있는 현실형 식단이니 참고해 보시기를!
요일 | 아침 | 점심 | 저녁 | 간식 |
월 | 닭가슴살 샐러드 + 반숙 계란 + 블루베리 | 돼지고기 안심구이 + 귀리밥 + 쌈채소 + 된장국 | 오리훈제 채소볶음 + 김 + 무생채 | 요거트 + 아몬드 |
화 | 오트밀 + 바나나 + 땅콩버터 | 소고기 불고기 덮밥(현미) + 브로콜리찜 | 나또 + 구운 두부 + 오이무침 + 미역국 | 구운 고구마 |
수 | 삶은 달걀 2개 + 토마토 + 바질차 | 닭다리살 오븐구이 + 보리밥 + 나물 2종 | 샤브샤브(소고기+채소 중심) + 두부 | 말린 자두 2~3알 |
목 | 곡물 그래놀라 + 플레인 요거트 + 견과류 | 제육볶음(기름 제거) + 채소쌈 + 귀리밥 | 된장버섯탕 + 닭가슴살 무침 + 김치 | 블랙커피 + 미니 바나나 |
금 | 토스트(통밀) + 햄 1장 + 양상추/토마토 | 참치김밥(저염) + 계란국 + 깍두기 | 스팀 닭봉 + 구운 단호박 + 미역무침 | 플레저 음료 (레몬수 or 수제 자몽청) |
토 | 감자구이 + 삶은 브로콜리 + 사과 | 치킨 샐러드(닭가슴살+발사믹 드레싱) + 통밀빵 | 소불고기 + 쌈채소 + 나또 + 현미밥 | 시리얼바 (무가당) |
일 | 미소된장국 + 현미밥 + 계란말이 | 삼겹살(기름제거 후 구이) + 쌈 + 고추장아찌 | 두부덮밥 + 깻잎무침 + 된장국 | 삶은 고구마 + 호두 |
- 고기는 먹되, 기름을 줄이자
→ 삼겹살은 키친타월로 눌러 기름 제거, 오븐구이나 에어프라이어 활용 추천 - 탄수화물은 정제 대신 통곡물
→ 흰쌀 대신 귀리밥, 현미밥, 보리밥, 퀴노아 등 선택 - 채소 섭취는 ‘고기 1 : 채소 2’ 비율로
→ 고기 메뉴에는 반드시 나물, 샐러드, 생채소를 곁들이기 - 발효식품 or 유산균 매끼 1가지 이상
→ 김치, 나또, 플레인 요거트 등 장 건강 보조 식품 꼭 챙기기 - 식사 시간 간격 조절
→ 아침과 점심 사이 간격은 4~5시간, 저녁은 7시 이전에 끝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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